세상의 모든 생물은 살기 위해서 숨을 쉽니다. 그래서 사람이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로 ‘공기’가 꼽히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공기에는 산소가 녹아있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해양생물이 살기 위해 꼭 필요한 요소는 무엇일까요? 저는 바다, 즉 ‘물’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사람이 공기 중의 산소로 호흡을 하는 것처럼, 해양생물들은 물 속에 있는 산소로 호흡하며 살기 때문에 그들에게 물은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일 겁니다.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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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남태평양의 작은 섬에서 물 없이도 살아가는 모습이 관찰된 물고기가 있습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베도라치’입니다.

베도라치는 전 세계 바다와 강에 폭 넓게 분포하며, 우리나라에서도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 종류만 해도 833개에 이르며, 개체 수도 많은 물고기이죠. 그 모습을 살펴보면 약 18~30cm로 작지만 길쭉한 몸통에 머리 뒤쪽부터 꼬리까지 길게 이어진 등지느러미를 갖고 있습니다. 회갈색 몸통에 검은색·흑갈색의 얼룩무늬를 지니고 있어서 마치 작은 뱀장어처럼 보이기도 하는 물고기가 바로 베도라치입니다.

이 물고기는 바다 수위가 낮을 때는 물속에 머물러 있다가, 바닷물이 밀려들어오면 근처에 있는 바위나 육지로 뛰어오르는 행동을 합니다. 또한 한 종류가 아닌, 서로 다른 네 종의 베도라치가 계속해서 같은 행동을 보였는데요. 그래서 사람들은 그 이유를 찾기 위한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물고기가 물 없이 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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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은 베도라치가 육지로 올라오는 이유가 가자미·놀래기·곰치 등의 포식자를 피하기 위함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들이 어디서 더 위험을 느낄지 확인하기 위해 한 가지 실험을 해 보았습니다.
그 실험은 250개의 베도라치 모형을 만들고, 이를 해안가(육지)와 바닷물이 들어오는 조간대에 3~8일 동안 놓아두는 것이었어요. 그 결과 해안가보다 바닷물에 있는 모형이 훨씬 더 많은 공격을 받는 것이 관찰되었습니다. 결국 그들은 ‘살기 위해서’ 안전한 육지로 뛰어 올랐던 것입니다. 실제로 베도라치가 마른 바위로 피할 때, 물에 있을 때보다 3배 정도 안전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물론 육지로 올라오면 새에게 먹힐 수도 있지만, 그래도 물속의 포식자에게 먹히는 것보다는 위험도가 낮다고 생각한 것이죠.

왜 육지에서 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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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도라치는 파도가 뿌려주는 물로 아가미를 적셔 숨을 쉬게 때문에, 물 없이도 오랜 시간 생활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베도라치는 물 없는 바위에 알도 낳고 돌 틈새의 해초나 박테리아를 먹기도 한다고 해요. 이제 육지는 그들에게 또 하나의 삶의 터전인 것이죠.

베도라치처럼 대대로 익숙했던 터전을 버리고 새로운 곳으로 거주지를 옮기는 것은 매우 희귀한 경우입니다. 한편으로는 살아남기 위한 노력을 하는 그들이 영리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비록 육지에서 살고 있지는 않지만, 우리 박물관의 작은 수조에서 베도라치과(科)의 ‘락블레니’ 라는 작은 물고기를 볼 수 있습니다. 수조 벽면이나 바위의 조류를 먹기 때문에 아쿠아리스트들은 이들을 ‘작은 청소부’라고 부르기도 해요. 뛰어오를 일은 없지만 여전히 바위와 친한 박물관의 베도라치(락블레니), 박물관에서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박물관에 있는 베도라치(Blenny)중 하나 락블레니(rock blenny)

박물관에 있는 베도라치(Blenny)중 하나 락블레니(rock blenny)

한국과학창의재단 사이언스타임즈 블로그 출처
저작권자 : science times

수족관관리팀 염연지
어떻게 육지에서 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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